평소 월간문학공간에 좋은 글들이 많이 실려 있다는 말은 자주 들은 터라 구독신청은 오래 전에 했지만, 온라인은 처음이라 가입 후, 회원님들께 인사 드립니다.

취미가 배낭여행이라 해외 한번 다녀오면 여행기를 올리곤 하는데. 리얼하고 진솔한 글이라는 반응을 많이 얻었습니다.

선배 회원님들 필력에 비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졸필이지만, 용기내서 올려봅니다.

-------------------------------------------------------------------------------------------------------------------

'Backpacking abroad' 

제 유일한 취미입니다. 

그간 6개 나라를 12번 다녀왔는데, 그 나라 서민들의 삶을  몸으로 체험하려면 배낭여행이 제격이라 배낭

하나 둘러메고 버스, 철도, 릭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있지요.

여기 재미를 붙이고부터 나의 말년 꿈을 세계여행으로 정했습니다.

배낭 메고 돌아다니니까 돈도 별로 안 들어요.

게스트하우스 5천원, 아이스커피 300원, 밥 한끼 1천원, 사탕수수즙 200원....

 

12 전에 직장 분들과 부부동반으로 인도다녀온 이야기부터 올립니다.

첫 해외여행이라 패키지였습니다.

다녀와서 4편을 썼는데 가장 감명 깊었던 갠지스강 노천 화장터 이야기부터 올립니다.


이곳저곳에서 시체를 태우고, 타다 남은 팔다리를 개가 물고 가도 아주도 이를 막지 않고, 그러고도 남은 

시체잔해는 갠지스강에 그대로 버립니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지요.

시체가 타는 걸 보고도 울지 않습니다.

시체를 화장하고, 갠지스 강물에 버리면 지긋지긋한 윤회의 사슬에서 완전히 해탈하기 때문이랍니다.

-------------------------------------------------------------------------------------------

인도) 세 번째 이야기 

인도인들은 살면서 지은 모든 죄를 털어버리고 영혼을 구제 받기 위해서는 일생에 한번은 갠지즈 강물에

몸을 씻고 신에게 기도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목욕하려는 사람, 수도승, 관광객, 잡상인, 거지, 보트꾼들이 한데 섞여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하다.


(경건한 마음으로 강물에 몸을 담그고 몸을 씻으며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있다. 합장하며 더러는 서글프게

흐느끼는 이들도 있다. 대체 이들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리도 슬피 우는 것일까?)

 

현지 가이드 바누(Bhanu)는 이곳에 환자도 많이 온단다.

갠지즈강에 몸을 담그고, 물을 마시면 자연스레 병이 치유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에게 갠지스 강은 어떠한 존재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강변 여기저기엔 빨랫감이 널려 있고 빨래하는 사람들이 늘어서있다.

인근 호텔 등지에서 가져온 투숙객들의 옷이란다.

비록 물에는 못 들어가지만 옷만이라도 갠지즈 강물에 담가 죄를 씻고자 하는 그들의 염원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날도 어김없이 이곳저곳에서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① 시체를 꽃으로 단장하고,


② 강변으로 옮긴 후,


③ 강물에 세 번 담그고,


④ 장작불 위에 올려 태운다

 

부자는 장작을 많이 사서 시체를 완전히 태울 수 있지만, 가난한 이들은 조금밖에 살 수 없기 때문에 타다

만 팔다리와 머리 등이 남는다. 

인도 전역이 그렇지만, 바라나시에는 유독 길거리에 줄지어 다니는 소, 양, 말, 원숭이, 개 등을 볼 수 있다.

힌두교도들은 죽을 때 아픔을 느끼는 모든 동물(물고기 포함)을 살육하지 않는다.

힌두 교리에는 죄 없는 동물을 죽이면 훗날 자기 역시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된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인들이 가르치는 바는 대동소이하다.

‘하늘은 투명한 거울 같아서 남을 속이거나, 악한 일을 행하면 고스라니 禍로 돌주고, 덕을 베풀거나 선한

 일을 하면 고스라니 福으로 돌려준다.’

 

인도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우리처럼 통곡하지 않는다.

죽음은 곧 고통으로 가득한 苦海의 바다를 탈출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윤회를 믿는다.

이들에게 있어 시간은 1회성이 아니라 돌고 도는 것.

그러므로 한 생명의 끝은 다른 시간의 시작을 의미한다.

사실 이들이 원하는 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그러한 끝없는 윤회의 사슬을 끊고 완전한 

滅에 이르는 것이다.

이것을 解脫이라 하며, 갠지스 강물에 시신을 담그고, 화장을 하고, 그 뼈를 물에 띄움으로써 완전한 해탈

에 이르게 된다고 믿고 있다.

업을 만들었던 온갖 행위를 완전한 無로 돌리기 위해선 살아 있을 때의 그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 역시 

그에 못 지 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그들은 火葬을 하는 것이다.

타다 남은 팔다리는 강물에 버리기도 하지만, 주위를 배회하는 개들이 물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말리는 사람은 없다. 개가 먹든 물고기가 먹든 그게 바로 ‘베푸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이런 것이다.

인간의 육체란 이렇듯 보잘 것 없는 것이다.

번뇌는 욕심과 집착에서 비롯되고, 욕심은 육체의 안위를 위하는 데서 비롯된다.

욕심에 끝이란 없다.

이렇듯 끝도 없는 걸 어쩌자고 사람들은 힘들게 따라다니는가 말이다.

인간들은 뭐하자고 돈에 그리 집착하는가 모르겠다.

죽으면 아무 쓸모없는 물건을 뭐하자고 ‘낑낑’ 거리며 지고 가려는가 말이다.

 

손병희 선생님이나 이순신장군처럼 私利를 버리고 大義를 위해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은 비록 몸은 

가셨어도 후손들 가슴에 영원히 남아 존경 받게 되지만, 육체적 안위를 위해 살다간 사람들은 말년 운수는

더럽게 사납다. 필시 자기 말년이나 자식 대에 그 대가를 몇 배로 되돌려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어른들은 이런 말씀을 하신다.

“말년이 편안해야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게야”

 

말년 운수가 편안하기 위해선 어떡해야죠?

별 거 아닙니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그저 베풀고 양보하면 그만이지요.

당장은 손해 보는 듯해도 알고 보면 그게 엄청 남는 장사랍니다.

베풀 줄 아는, 자기 맘 같은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을 얻게 되거든요.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주위에 내 맘 같은 사람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큰 재산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미션에 전력을 다하다보면, 보람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 눈 깜빡할 새 하루가 갑니다.

그러다보면 내일도, 삼백예순날도 금세 지나가지요.

 

나이 먹을수록 왜 이리 세월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40대엔 시속 40킬로, 50대엔 시속 50킬로, 60대엔 60킬로라더니...

정말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