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공간시선. 218

변형국판/256쪽/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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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의 몸으로 가셨지만 분단 조국에 살고 있는 고통 받는 중생들의 행복을 위하여 문수는 두 손 모아 극락에서 염불하고 계시리라 믿으며 시집을 『문수의 자화상』이라는 제목으로 정했다. (중략) 문수 스님에 대하여서 평가하는 데 있어 4대강 반대와 민중의 생존권을 위하여 투쟁하고 있는 이들에게 문수의 정신을 실천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정신을 전승하는 이들과 함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 그날이 오기를 발원하며 문수의 정신은 언제나 한반도에 영원히 살아 있으며 조국을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함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후기> 중에서

 

 

 

 

□추모 법어│자 승

□추모사│혜 총

□추모사│김의정

□도반의 글│각 운

 

 

제1부 문수의 자화상

문수文殊의 자화상自畵像

자아自我의 몸

분신焚身의 몸

청포도처럼

시간의 저편에

어둠 속에 있었다

벌거숭이로 살아

이별이 없게 하자

기억하게나․1 

 

제2부 뜨겁게 타는 불꽃

뜨겁게 타는 불꽃

바람도 없는 공중에

어린 시절에는 땅에 입맞춤하듯

붕어빵도 먹고

복숭아 아가씨

담을 넘어

생명의 존재

먼동이 터오는데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하늘

그리움으로 

 

제3부 길

연꽃 바람 만나고 나니

잠에 취해 울던 밤

문수의 목소리

보조 결사의 꿈 있어

대추나무 열매

파뿌리처럼 살자고

팔공산에 살 때 

 

제4부 해인삼매

해인삼매海印三昧

바위에 앉아서

어느 어리석은 선사

신새벽 태양같이

매미 울음도 멈추고

청도의 소싸움

영산홍 나무 아래

청산이 좋다더니

내 머릿속에는 온통

백일홍이 피는 밤 

 

제5부 종소리

종소리

장독대 위에 떨어지는 소낙비

어느 절의 원주처럼

비웃음도 몰라

나비도 날지 못하는 들판

참나가 누구야

무엇을 위하여

도솔천 궁으로

조상을 받들어라 

 

제6부 미워 말자

미워 말자

보이는 것들

상상의 날개

거짓 고백

옷을 입어야지

잔인한 생각들

잊을 수 없는 사연

아무리 인간이라고 해도

아주 기쁨이야

손을 내밀며 

 

제7부 수행자의 길

수행자의 길

죽순밭

한번은 장한 소리 듣고 싶다

언젠가는 가는데

도반

신수를 배반한 하택 신회

사면 복권

땅속에서

가야지 어딘가로

바람꽃 

 

제8부 그리움

그리움

떠나는 길

사하촌

살구나무

장마철

비둘기의 날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문수의 이름을 아는 이들에게

바닷가에서

내 운명의 언어는 살아서 속삭이고 

 

제9부 낙동강은 흐르는데

낙동강은 흐르는데

기진맥진한 삶

아득히 먼 날에

나무는 나무끼리

백일홍

기억하게나․2

부정부패 공화국

바람이 분다

들판으로 가자

옥수수 익어 가는 계절 

 

제10부 강가로 가라

강江가로 가라

바다가 아니라고 해도 좋아

날 저문 날

김부식의 금나라 섬김

밤이 깊어 간다

언약을 잊지 말자

멀리로 보이는 구름

나비야 청산 가자

전생사의 한 토막

반달아 너는 

 

제11부 찬란히 밝은 빛이 되어

찬란히 밝은 빛이 되어

낙동강아 흘러라

낙동강이 울고

금강아 흘러라

금강의 자존심을

영산강아 흘러라

영산강아

아리수강아 흘러라

문수야 잘 가라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