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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을 지으리라
月香조덕혜
여전히
그릇을 지으리라.
내 작은 가슴에
뵈지 않는 깊은 골을 파서
그 길을 오가며,
모래라도 지어 부서지면
흙을 빚어 다시 짓고
또 부서지면 또 짓는,
아무도 모르게 부지런히 지으리라.
살면서 아픈 소린
누군가 알새라 그릇에 담아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
내 탓이라 실컷 목젖 울리며
그것을 비워 헹구어 내면
내 마음 내가 달래 웃는 얼굴로
황량한 사막 낙타처럼, 기꺼이
살아야 할 숙명임을 되새길 수 있어
내일도 훗 내일도
여전히 그릇을 지으리라.
조덕혜 시집"-비밀한 고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