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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55 악풀달기
여민
1229 2016-12-13
악플 달기 엄원용 이것은 실명이라는 이름 밑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어둠의 그림자. 그 떠도는 언어의 자유 속에 악플의 날카로운 칼날들이 번뜩인다. 조선시대 망나니들처럼 칼날이 번득이며 춤을 추면. 누구는 암살범이 되고 ...  
54 봄밤
여민
7122 2013-12-12
엄원용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의 별처럼 궁상맞은 꿈 남몰래 가져 볼 수 있는 것이다. 텅 빈 방안에서 잠 못 이루는 때가 있는 것이다. 창밖에 바람 일면 목련꽃 가지 끝에 반달 하나 무심히 걸리고 반다지 창호지에 엷은...  
53 연하장 年賀狀
여민
7108 2013-12-12
엄원용 소나무 가지마다 밤새 소복하게 내려앉은 흰 눈은 한겨울 푸른 솔잎을 더욱 청청하게 드러낸 것이다. 우리가 백설이 차갑다고 느끼는 것은 한갓 희고 맑음 때문만이 아니라 곧고 바른 우리의 영혼 때문일 게다. 게다가...  
52 춘란 春蘭
여민
7121 2013-12-12
엄원용 사랑한다는 것은 한겨울 두꺼운 옷을 걸치고 두 손 모아 온 몸 녹이며 그대 입김 한 번 후 불어주는 거니까 그래, 저 두견이도 밤새 슬피 울었거늘 까짓것 언젠가 돌아올 소식 기다리는 것쯤이랴 정말이지 너의 고...  
51 사시나무 숲에서
여민
7145 2013-12-12
엄원용 늦가을 공원 사시나무 숲속을 거닐어 보았다. 수피樹皮가 은백색인 수십 그루의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어찌 보면 세월을 다 이기고 머리 희끗희끗 날리는 노인들이 꿋꿋이 서 있는 것도 같고, 재질이 무르고...  
50 젓갈
여민
7133 2013-12-12
엄원용 새우젓을 사다가 유리병 속에 넣고 고춧가루와 소금을 듬뿍 뿌려두었다. 냉장고 속에 깊이 넣어두고 잊고 있다가 어느 해 늦가을 김장을 하려고 꺼내 보니 소금에 절고, 매운 고추와, 시간에 절어 삭을 대로 삭은 모...  
49 식사기도
여민
6816 2013-12-12
엄원용 오늘 점심은 하나님과 점심 데이트를 한다. 푸짐하게 차려놓은 귀한 음식들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재료는 어디서 구했으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어떻게 만드셨는가. 이 아름다운 식탁보와,...  
48 목련꽃
여민
6720 2013-12-12
엄원용 어느 날 뜰 앞에 심겨진 한 그루의 목련이 조용히 찾아와 꽃을 피웠습니다. 주인은 항상 바쁘다고 새벽 일찍 별을 따라 나갔다가 어두운 저녁 불빛 속으로 돌아왔습니다. 목련은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혼자서 슬프게 떠났...  
47 꽃과 돌의 노래
여민
6820 2013-12-12
엄원용 내가 그 꽃을 처음 보았을 때 그것은 꽃이 아니라 돌이었다. 어느 날 다시 보았을 때 그것은 돌이 아니라 한 송이의 꽃이었다. 돌과 꽃은 나를 항상 어둡게 하는 그림자였다. 그것이 나의 가슴 속에서 돌이 되고 ...  
46 편지. 4
여민
6579 2013-12-12
엄원용 해마다 오월이 되면 올 봄도 모란은 어김없이 피고 인간사 고달퍼도 세상은 꽃처럼 아름다워라. 모란꽃 한 송이 지고 말면 이 봄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사랑은 꽃과 같아서. 세월만 다시 기다리라 한다. 그래도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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