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터널을 걸으며

홀뫼  이근모 


통영의 명소

해저 터널을 걸어본다

용왕님의 왕궁에 가는 길처럼

마음 설레며 해저 터널을 걸어간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 구름 속을 가 보고

차를 타고 산 터널을 오갔으나

오늘은 통영의 해저터널을 걸어간다

갈매기 날고 고기떼들이 해엄치고

배들이 큰 물살을 가르는 해류 아래

땅을 이고 바다를 이고 하늘을 이고

저 아래 바다 속 해저터널을 간다

 

나는 이참에

세상살이 궂은일 많은 몸뚱아리를 욱여넣고

허물을 모두 벗어 버려야겠다

나라 안팎으로 왜 이리 시끄러운지

가면 많은 그런 것들도 벗겨야겠다

 

천상에서 해저까지

덤에 덤을 더하여

층층이 큰 기를 모두 받았으니

더더욱 민물썰물에 단장하고

이제부터 세상밖에 나가면

허물을 말끔하게 벗어버린 사람으로

무병장수를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