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속에서 죽은 꿀벌

      홀뫼  이근모 

 

이른 봄

꽃 한 송이 곱게 피던 날

꿀벌 한 마리 꿀 따러 나왔습니다

 

일찍 피운 꽃 앞에

일찍 나온 꿀벌은

향기가 좋아 햇살이 좋아

저녁귀가도 잊은 채

꽃 속에 빠져 잠들었습니다

 

밤새

꽃샘추위 서릿발 속 꿀벌은 그만

저체온증에 얼어 죽었습니다

아침햇살이 덥혀주며

꽃잎을 열고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영영 깨어나지 못합니다

 

꽃이 좋아 꿀이 좋아

꽃술을 꼬옥 끌어안고

겨울 꿈 불꽃으로

한 생을 기꺼이 바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