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길을 찾아서

                                                              홀뫼  이근모 


가는 길 앞에서 갈 수가 없고

보이는 길을 딛고

보이지 않는 길을 바라보네

 

거미줄처럼 얽어놓은 길은

안개 속 길이 되어

늘 길속에 갇혀 길 찾아 헤매네

 

아는 길 위에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만나다가

나만이 아는 길을 만나네

 

갈라서는 길 합쳐지는 길

어느 답안지 같은 미로의 길목에서

지웠다가 썼다가

동그란 정답을 그리며

나는 몽당연필 길라잡이가 되어 서 있네